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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 세상에 공짜 행복은 없나요?


이정선 광주교육대학교교수/전 총장

2020-10-06(화) 08:38
[기고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이 말은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다 보면 종종 보는 문구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의 코로나로 인한 어렵고 힘든 현실을 생각하면 행복에 대한 기대는 더더욱 간절해진다. 나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문구를 만든 사람의 의도는 잘 모른다. 아마도, ‘행복은 아이들이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 자기 하고픈 것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지금과 같은 어지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나마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복은 ‘좋은 삶(good life)’을 사는 것이란다. 좋은 삶이란 인간의 본질(이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삶이다. 가령, 목수는 ‘목수질’을 잘 해야 하고, 가수는 ‘가수질’을 잘해야 하고, 인간은 ‘인간질(이성)’을 잘 해야 한단다. 인간질을 잘 하기 위해선 이성을 도야해야 하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칸트도 이상을 꿈꾸지 않고 양심적이지 않은 사람은 행복을 추구할 자격도 없다고 했다. 하늘에는 아름다운 별이 있고, 내 가슴 속에는 빛나는 도덕의 별이 있다. 행복은 당장의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 꿈, 찬란하고 아름답고 고상하고 멋진 것을 바라다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행복학 박사로 알려진 서은국 교수는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러한 행복도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수고와 노력에 대한 결과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사람은 창조적이면서 유의미한 자기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느낀다. 그 과정은 역경을 이겨내는 인내도 필요하고 감정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지연만족도 필요하다. 마냥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아니라 몰입을 통해 신체와 두뇌를 개발하는 과정이나 자신과의 부단한 싸움을 통해 최선을 다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전 생애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학교에서 행복을 명분으로 아이들이 그냥 하고 싶다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방임에 불과하다. 행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구축해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율과 개성을 앞세워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아이들이 당장은 즐거울지 모르나 몰입과 인내, 절제와 지연만족을 통한 진정한 행복과는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더더욱 그렇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와 내용을 구비해 주어야 한다. 그러한 교육환경과 프로그램을 개발 할 때 아이들이 함께 참여한다면 더욱 좋겠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성을 경험하고 아이들이 몰입 속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으며 미래를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편하고 좋아하는 것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일생의 먹거리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지연시킬 줄도 알게 될 것이다. 그 동안 비대칭적으로 강조되어 온 타인과의 경쟁이 문제라고 해서 자신과의 치열한 경쟁마저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는가? 과정의 수고와 최선의 노력도 없이 어찌 달콤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행복은 아이들이 당장의 편함 속에서 즐겁게 논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정만 즐겁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어쩜 그것은 일시적 쾌락일지도 모른다. 추구해야 할 목표를 위해 인내하고 수고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과정의 즐거움은 목표와 상관관계 속에서 의미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사가 ‘노력없는 댓가 없듯’, 행복도 연단과 인내와 최선을 다한 몰입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이 추구할 목표를 발견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 아이들이 신체와 두뇌를 최대한 개발시키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당장의 즐거움을 넘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 아닐까? 그런 아이들의 학교가 행복한 학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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