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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스트모던 재창간 출판기념회 및 신인문학상 시상식 개최

28일 출판기념회 및 시상식 개최, 김선연, 김철회, 임찬우, 이동준씨 수상

2019-12-31(화) 16:51
포스트모던 원로들과 심사위원 및 신인 문학상 당선자들 모습. 앞줄 고문님들과 심사위원들이 재창간호를 들고 있다./포스트모던 문학회 제공
포스트모던 문학회(회장 강행원)는 지난 12월 28일 문예지 '포스트모던 51호 출판기념 및 송년회'를 겸한 '2019 하반기 신인상 시상식'을 가산디지털 에이스테크노타워 13층 KCSA 강당에서 가졌다.

구재면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포스트모던 문학회원 30여 명과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공연과 시낭송으로 시작됐다. 이후 신국판 256면 통권 제51호로 발행된 재창간호는 필자들을 대표한 회장에게 헌정됐다.

강행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문정신의 문학은 정보사회 속에서 새로운 확산 경로를 위한 가공의 인터넷 네트워크 성안으로 들어가 싸이언스리언(Sciencerian) 시대를 무장해야 한다"며, "이것은 포스트모던을 재창간한 동인들의 앞장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모든 문학 단체가 앞으로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그러면서 "생명을 지닌 창작물들은 삶을 뛰어넘어 존재하기 때문에 천년의 뒷날도 어떠한 이데올로기의 영향과도 무관하다"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은 2019년 현재 동등한 지위로 공존하는 사상이다. 우리 포스트모던 문학회가 창작 삶의 키워드를 재해석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김선연, 김철회, 임찬우, 이동준씨./포스트모던 문학회 제공

계간 '포스트모던'은 故 김종천 시인이 1991년 9월에 창간한 종합 문예지다. 포스트모던은 '탈중심' '탈이성' '상대성' '무질서' 등 새로운 사조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지향, 그간 통권 50호를 출간했다. 이날 행사엔 김현숙, 구재면, 김선옥, 이창식, 김순지, 김성렬, 석기영, 강행원, 이규형, 이춘만, 천영희, 김들풀(이상 무순) 등의 원로 회원들이 함께했다. 통권 51호 포스트모던 신인상, 시 부문 심사위원은 김현숙, 이창식, 구재면, 강행원 작가가 참여했으며, 신인상에는 ▲ 김선연 '가도 가도 작난(作難)같은' 외 4편, ▲ 임찬우 '소나기가 멈추고 나면' 외 4편, ▲ 김철회 '제주의 4월은' 외 4편, ▲ 이동준 '고구마 캐던 날' 외 4편 등 네 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당선 작품 심사평은 아래와 같다.

[심사평]

'포스트모던 가치이념을 쫒아'

김선연 당선자의 응모작 시 5편은 기성 시인들처럼 무난하게 실존 언어들을 잘 직조한 시 감정이 전체적으로 조화로웠다. 이 5편의 시제들만으로도 그대로 시가 되고 있었으며 내용도 우열이 없었다. 그래서 5편의 시를 다 게제하기로 하면서 시제 중 '시가 뭐 간디' 한 편으로 평을 대신하고자 한다. 김선연은 그 시제들 '자체가' 시라는 카테고리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탈가치이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모던이즘을 포스트 하는 은유를 잘 드러내고 있다.

김선연의 이 시는 3소절로 나눠지는데 몸이 작용하는 행동과 마음이 작용해 대답을 얻는 禪心의 시이다. 첫 소절의 절창은 '지천에 피어나는 단풍 꽃 눈에 넣고/손에 쥔 욕망들 놓아버리고'이다. 그의 마음은 그간에 갈등하던 욕망들을 놓아버렸기에 그 행보는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한 심상의 가벼운 발길이 그냥 선하게 눈에 그려진다.

두 번째 소절의 절창은 '애쓰지 않고 무심하여/오래오래 살아내는/시가 된 영령들을 만나고 온' 이다. 빈껍데기(욕심을 버려버린) 몸이 당도한 자리엔 거목들이 애쓰지 않고도 오래 오래 살아내는 신목이 된 자연신과도 같은, 그가 마음속에 지니고 다녔던 화두와도 같은 그 무엇을 확인하게 된다.

세 번째인 마지막 소절에선 그 절창이 '혼잣말처럼 아득이 만져지는 그리움' 이다. 김선영은 이 그리움을 통해서 그의 화두가 가져다준 허황한 독백이 문득 머리를 때려맞은 듯 한 할(喝)은 언어로서는 나타낼 수 없는 도리(倒離)를 섬광(閃光)처럼 만나 그리움에서 깨어난 것이다.

'시가 뭐 간디' 전문이다.

이른 새벽
부산하게
미시령 진부령 넘어
섬강을 건너
지천에 피어나는 단풍꽃 눈에 넣고
손에 쥔 욕망들 놓아버리고

껍데기만 데리고 간
지경리 느티나무
반계리 은행나무
애쓰지 않고 무심하여
오래오래 살아내는
시가 된 영령들을 만나고 온

오늘 어찌어찌
시 한줄 기다리다
뜬금없는 독백에
혼잣말처럼 아득이 만져지는 그리움
어디선가 대갈통을 내리치는 소리가
섬광처럼 할(喝)이 되어 할이 되어

김선연은 자신이 처한 그 무엇을 의도하던 간에 불교적인 선(禪)사상이 시적인 탈 이즘과 매치되고 있다. 이와 같이 만상의 참 자유한 이치는 욕망에 찬 눈이나 마음으로는 볼 수 없는 철학적인 한 소식을 통해서 머리통을 때려 맞은듯이 번쩍이는 알아차림의 할(喝)을 섬광처럼 문득 만난 것이다. 어디에 무슨 뜻에도 적용되는 내공이 깊은 은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내공만을 믿고 퇴고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이며, 시적인 조형언어를 부단한 자신의 언어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있기를 당부한다. 대성을 빈다.

다음, 김철회 당선자는 시 5편이 진보적인 사상이 시 속에 담겨있는 시대적인 흐름을 쫒고 있다. 의식이 감정을 앞도하고 있으나 감정을 은유하지 않고 직설이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 포스트모던이즘은 시대적인 의식이 투철하게 드러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것이 좌.우 어디든 간에 지나치게 편협 할수록 은유가 절실한 것이다. 한쪽으로만 심경이 과도한 것을 제외한 3편만을 게제하기로 했다. 시는 물 흐르듯이 순리적인 자연 같으면서도 메타포가 분명해야 한다. 어떤 새로운 이념을 따르더라도 고금이 엉뚱하게 다를 리는 없다.

김철회 시 '오, 금빛나무'를 시평으로 하고자 한다. 이 시는 4소절로 되어 있는데 그 첫 마디가 '함부로 허튼말 하지마라'이다. 포문을 여는 이 싯 말이 그대로 메타포이다. '이곳 광야의 주인은 이름 모를 풀과 들꽃들이라고'하는 첫 소절의 끝 연이 전체시를 대변하는 절창이자, 그 전의(傳義)를 장식하는 주인공을 은유하고 있다. 거기에는 광야를 지구로 보는 큰 그림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리고 마지막 3~4절은 우리라는 개념 속에 지구적인 누리들이 합류하여 우리가 된 의의에 대한 현실을 놓고, 우리문화로 녹아난 그들이 이미 묘목을 넘어 꽃을 기다리고 열매를 맺게 될 미래를 메시지로 담아낸 시이다.

'오, 금빛나무' 전문이다.

부로 허튼 말 하지 마라
우리는 모두 한 순간 광야에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 같은 존재들
광야는 말 한다
이 곳 광야의 주인은
이름 모를 풀과 들꽃들이라고

우리 안에는 지구의 큰 누리에서
골고루 찾아와 우리 안에 함께 사는
들꽃 같은 그들이
중국에서 온 어눌한 우리말을 쓴 그들이
이름 모를 고귀한 독립운동가의 누구였는지

이름 모를 풀 같은 그들이
검은 피부 외국인 노동자 그들이
고대 인더스 문명을 일궈낸 조상들의
그 고귀한 후손 이었을지도 모를
우리 안에 하나가 된 다문화 새 싹들
그 우리들이 통일시대의 위대한 미래역사를
이루어낼 지도자가 될지도 모를

함부로 얕잡아 말하지 마라
모든 우리는 광야에 피고 지는 오, 금빛나무
이미 묘목을 넘어선 꽃과 열매를 기다린
우리안의 우리들이라는 것을

현재 나라 실정이 이미 다문화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인류의 품위를 잘 지키는 문화1등국을 지향하자는 메시지인 시대정신의 암시이다. 포스트모던이 시대적인 선구의 역할이 아직도 유효한 것은 지금 것 지녀왔던 고정관념과 관습에서 벗어나는 탈이념 때문이다. 김철회 시가 아직 덜 영글었지만 시대적인 진보정신을 지향하고 있어서, 포스트모던이즘에 부합하는 관계로 탈정신과 매치된 등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욱 시가 시로서 지녀야할 조형언어의 유희와 그 직조의 은유적 공감이 조화를 이루도록 더욱 철저한 퇴고를 잊지 말기를 당부하면서, 큰 나무로 성장하기를 기대코자한다.(강행원 기)

신인다운 참신함만 사기로

서울시인협회장 민윤기 시인은 협회 기관지 '월간 시' 출신 시인들에게 시는 가급적 '쉽게 짧게 밝게' 쓰라고 권장한다. 나도 이에 공감한다. 다만, 일상어가 시적 장치에 힘입어 시어로 변용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시의 본질이 은유와 상징을 차용한 말하기니까, 시인은 직설적으로 말하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 뜻을 뒤에 숨기고 뭔가에 빗대거나 에두르면, 조금은 낯설어도 의미망의 외연이 확장되어 절로 그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그때 시인과 독자는 소쉬르가 말한 시니피에(signifié)와 시니피앙(signifiant)을 소통하게 되는 것이다. 예심을 넘어온 몇 사람의 시편들을 놓고 심사위원 일동은 자기가 쓰고도 무슨 말인지 모를 법한 시나 소격효과(疏隔效果)가 지나쳐 너무 낯선 것은 젖혀두기로 하고, 언어의 조탁(彫琢)에서 신인다운 참신함만 사기로 했다.

이동준의 시 가운데 '고구마 캐던 날'의 마지막 행 '숨막힘도 목마름도 잊혀지던 날'이나 '고추의 맛' 둘째 행 '한 입 베물다 눈물 찔끔' 등은 삶의 간난신고를 잘 그려낸 시구로 읽혀진다.

'고구마 캐던 날' 전문이다.

속에 숨어 있던 붉은 고구마
줄줄이 따라 나오는 고구마 가족
몸속엔 영근 여름 얼굴엔 환한 가을
숨 막힘도 목마름도 잊혀지던 날

임찬우의 시 가운데 '해후의 꿈' 첫째 연 '얼굴이 검어 슬퍼보이는 새벽/먼 곳에서 밀려오는 하얀 슬픔'이나 '소나기가 멈추고 나면'의 셋째 연 '산사에서 맞이하는 너의 숨결은/조는 선(禪)을 내리치는 죽비 소리' 같은 구절은 신선한 감각적 표현으로 느껴진다.

'소나기가 멈추고 나면' 전문이다.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는 건
서둘러 멈추고 싶어 그러는 것
하늘에 먹구름 가득할 때
참았다 쏟듯 퍼붓는 뜻은
뭔가를 밝히라는 우격다짐

산사에서 맞이하는 너의 숨결은
조는 선(禪)을 내리치는 죽비 소리

풍경이 흔들리고
깡마른 돌탑의 이끼가 젖고
숲속 바위의 천년 다문 입이 열리고

소나기가 멈추고 나면
소나기가 드디어 멈추고 나면
되짚어 가야할 길은 더욱 훤하리

신인에게 너무 많은 주문을 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절창(絶唱)을 놓고 경쟁할 자리를 만들어 주면 그만이다. 다른 심사위원님들께서 이동준과 임찬우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추가하자는 내 의견을 흔쾌히 받아 주셔서 이 두 사람을 시단에 내보낸다. 문운을 빈다.(구재면 기)
기자이름 /제갈대종 기자
이메일 mediajn@mediaj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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