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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못한 흑두루미 한 쌍, 순천만에 머물다

해수 소통 복원습지, 흑두루미 한쌍의 쉼터이자 오아시스로

2026-04-30(목) 13:39
해수 소통 복원습지, 흑두루미 한쌍의 쉼터이자 오아시스로
[미디어전남 임성완 기자] 순천시는 몸이 아픈 짝을 두고 떠나지 못한 흑두루미 한 쌍이 4월 말까지 순천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월동한 뒤 북쪽 번식지로 이동하는 겨울철새다. 그러나 최근 순천만에서는 북상 시기가 지났음에도 흑두루미 한 쌍이 계속 관찰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 중 한 마리는 먹이활동 중 논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시간과 횟수가 늘어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시는 해당 개체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기 위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행동 변화, 먹이활동 여부, 이동 경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두 마리는 부부로 추정되며, 건강이 좋지 않은 짝을 두고 다른 한 마리가 홀로 북상하지 못한 채 곁을 지키는 듯한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함께 날아가야 할 계절에 떠나지 못한 한 마리, 그리고 그 곁을 떠나지 않는 또 한 마리의 모습은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부부애와 가족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현재 이 흑두루미 한 쌍이 머무는 곳은 시가 해수 소통을 통해 조성한 복원습지다.

이곳에는 어류와 게류 등 다양한 저서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흑두루미 한 쌍은 이곳에서 먹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긴 이동을 앞둔 철새에게 복원습지는 생명을 이어가는 쉼터이자, 아픈 짝과 함께 버틸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흑두루미 한 쌍의 모습은 순천만이 생명이 기대고 회복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며 “많은 시민과 국민께 따뜻한 위로와 감동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과 응원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흑두루미의 안전”이라며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멀리서 조용히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임성완 기자         임성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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