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전남 발행인 제갈대종] 민선 9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출범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관심은 초대 특별시장보다 그를 보좌할 핵심 컨트롤타워, 즉 부시장단 인선에 집중되고 있다. 민형배 시장이 약속한 '압도적 성장'과 '5대 시정 원칙'이 구호에 그칠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합특별시는 단순히 두 광역자치단체를 합친 행정조직이 아니다. 행정 통합과 지역 통합, 산업 혁신과 균형발전이라는 서로 다른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거대한 실험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의 핵심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능력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추진력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있다. 현재 관가에서 거론되는 하마평을 살펴보면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황기연 행정부시장 겸 경제농림부시장 직무대리는 기획재정부와 전남도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예산 전문가다. 통합 초기 가장 중요한 과제인 조직 안정과 국비 확보를 동시에 책임질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고광완 직무대리 역시 광주 행정부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 조직 장악력과 행정 연속성을 확보할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민형배 시장의 성장 전략을 상징하는 인물은 홍원표 인수위원회 반도체 특별보좌역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이라는 이력은 첨단산업 투자 유치라는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이지만, 공직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김광란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시민 주권과 성평등, 소통 행정을 상징하는 개혁 카드로 읽힌다. 민선 9기 시정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을 대내외에 보여줄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한 라인업 속에서도 가장 큰 정치적 무게를 갖는 인물은 따로 있다. 바로 최형식 전 담양군수(현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가장 우려되는 변수는 '전남 소외론'이다. 행정 중심이 광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불안감과 22개 시·군의 상대적 박탈감은 통합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대기업을 유치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해도 통합의 동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 위원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4선 담양군수와 전남시장·군수협의회장을 지내며 지역 현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 온 그는 도시와 농촌, 광주와 전남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다. 대규모 투자와 산업정책은 전문가들이 추진할 수 있지만, 그 성과를 전남 농어촌까지 연결하는 균형감각은 현장 경험에서 나온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그의 정치적 이력이다. 그는 행정통합 논의 초기 가장 날카로운 비판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전남의 권한 약화와 구조적 불균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신중론을 펼쳤다. 그러나 민형배 시장은 그를 배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고, 당선 이후에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맡겨 통합특별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도록 했다.
비판자를 적이 아니라 동반자로 선택한 인사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야말로 통합 행정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기 때문이다. 견제와 균형이 살아 있는 조직은 오래가지만, 같은 목소리만 존재하는 조직은 쉽게 흔들린다.
결국 통합특별시의 성공은 성장의 속도만으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광주의 AI와 첨단산업, 전남의 농생명·에너지·관광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통합은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성장은 자동차의 페달이다. 하지만 페달만 있다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없다. 방향을 잡는 조향장치와 위험을 제어하는 브레이크가 함께 있어야 한다.
민형배 시정이 성장이라는 페달을 힘껏 밟는다면, 최형식 위원장이 상생과 균형이라는 조향장치를 맡아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합특별시의 미래는 더 빠르게 달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데 있다.
[사설] 성장이라는 페달, 상생이라는 조향장치…통합특별시의 성공, 민형배 리더십에 묻다 |
| 2026-07-12(일) 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