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담양, 경마공원 유치에 대한 현실적 시각 |
[미디어전남 이근상 기자] 전남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이 협력해 호남권 최초의 경마장 유치에 나서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과천 경마장 택지 개발사업으로 인해 한국마사회의 이전이 불가피해졌고,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마사회 본사와 경마공원의 호남 이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2005년 개장한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2023년까지 부산시와 경남도에 무려 3조 1,094억 원의 지방세를 납부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3년간(2021~2023년)에도 3,372억 원을 납부하며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24년에는 제58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우수 납세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경마공원은 단순한 ‘도박 시설’이 아니라, 지방재정 확충과 고용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담양군은 승마장과 목장, 말 체험시설 중심의 복합 경마공원을, 순창군은 경마장 등 종합시설을 조성하는 상생 모델을 구상 중이다.
▲순창은 ‘사활을 건 도전’, 담양은 일부 군의원 ‘반대 여론조장’
하지만 두 지역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다르다. 순창군은 군수와 군의원, 나아가 군민들까지 한뜻으로 나서 “지역의 미래를 건 도전”이라며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담양군은 일부 군의원의 반대에 부딪혀 발걸음이 더디다.
반대 논리는 “도박 조장 우려”다. 그러나 담양군이 추진 중인 것은 ‘베팅장’이 아니라 말산업·레저·관광·힐링을 아우르는 복합형 경마공원이다. 이미 마사회가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렛츠런 파크’는 가족 단위 관광지로 자리 잡았으며, 주말마다 어린이 체험, 말 문화 축제,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이 함께 운영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과거 경마장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면, 오늘날의 경마공원은 “도시형 가족공원 + 산업형 관광자원” 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세수 1,000억, 일자리 6,500개… 기회의 숫자들
전문가에 따르면 경마장과 경마공원 개장 시 약 6,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매년 1,000억 원대의 지방세 수입이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세수 증가를 넘어 인구 유입, 지역상권 활성화, 청년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
결국 경마공원은 단일 시설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를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타 시군이 서로 유치 경쟁을 벌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는 “도박”이라는 낡은 인식 대신, “관광산업과 말산업이 결합한 미래형 복합레저단지”로 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담양이 가진 천혜의 조건, 그리고 선택의 갈림길
담양은 이미 자연·문화·관광 인프라가 완비된 도시다. 이런 기반 위에 경마공원이 들어선다면, 단순한 레저시설이 아니라 담양형 말산업, 승마체험, 청소년 진로교육, 지역축제 등 파생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은 담양이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경마공원은 담양의 품격과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관광형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당 간 대립으로 인해, 군민의 이익이 외면되고 있다면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 군민들은 “군수와 군의원이 당이 다르니 무조건 반대한다”는 인식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정치가 아닌 실익의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기회는 언제나 용기 있는 지역의 몫
담양이 두려움을 선택한다면, 다른 지역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소극적 태도는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막는 일이다.
지금이 바로 담양이 두려움 대신 용기를, 정치 대신 미래를 선택해야 할 때다.
이제는 군민의 눈높이에서, 지역의 내일을 위해 행정과 정치권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