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디어전남]진태호 기자=# 광주 북구 신용동 아파트에 사는 남 모씨(35)는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RV차량 조수석 쪽 문에 스크래치와 문콕(차 문을 열다 옆차에 생긴 흠집)을 발견했다. 가해자 연락처는 없었다.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밤에 승용차가 후진을 하다 조수석 문을 긁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리려는 가해차량 운전자가 문콕 테러를 하고 여의치 않자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광주지역 아파트 좁은 주차폭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는 주차장법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주지역 대형 차량 보급이 크게 늘면서 중대형 차량과 RV 차량이 전체 승용차의 2014년 기준 약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1990년 정한 주차장법(일반형)에 의한 법정 폭은 25년째 그대로고 일부 아파트는 그 기준마저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

특히, 좁은 주차폭으로 인한 민원이 쇄도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2012년부터 50면 이상 주차장을 신축할 때는 주차장 폭을 250cm로 늘리도록 했지만 광주지역 일부 아파트는 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2015년 3월 현재 2012년 개정된 주차장법을 적용받는 아파트는 동구 1곳, 서구 0곳, 남구 3곳, 북구 2곳, 광산구 4곳 등 총 10곳이다.

해당 아파트들은 기존 법에 규정된 일반형(2.3m * 5.0m) 70%와 확장형(2.5m * 5.1m) 30%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

남구 제일풍경채(효천 2지구) 경우 확장형 주차면이 32%로 법으로 정한 30%를 넘는 곳도 있는 반면 일부아파트는 확장형을 한 면도 설치하지 않는 등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주차장법을 준수하지 않은 아파트도 문제지만 기존 아파트 주차폭이 법에 규정된 규격조차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5개구 대형 아파트 각각 3곳 총 15곳을 살펴본 결과 법으로 규정된 2.3m보다 못한 2.2m 심지어는 2m인 곳도 다수인데다가 한 아파트 내에서도 규격이 제각각인 곳도 있었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차난에 주차 면수를 한곳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광주시와 해당 기초단체는 단속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좁은 주차폭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아파트 거주자는 “1994년 가장 대표적인 승용차라 할 수 있는 쏘나타 차폭이 177cm이고 지금 2015년형 쏘나타는 차폭이 186.5cm로 10cm 늘었지만 법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법으로 폭을 늘리지 못한다면 시나 자치구는 단속 등을 통해 기존 법이라도 지킬 수 있게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도시광역교통과 관계자는 “주차장에 관한 권한을 자치단체에 위임하기 때문에 확장형 위반에 대한 법적인 제재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건설사에 재설계를 통한 확장형 주차장 확보를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문제로 지적된 아파트에 대해 확인 후 법 규정에 맞게끔 재시공을 강제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곳을 위주로 확인해 주민들의 주차장 확보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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