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디어전남]김범남 기자=광주 북구에 살고 있는 박모씨(38)는 최근 서구 상무지구에서 지인들과 술 한 잔을 한 뒤 휴대전화 문자광고로 알게 된 A대리업체로부터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렸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도착하지 않았고 대리운전 업체에게 다시 전화를 걸자 당초 약속했던 요금 1만원 대신 추가요금 5천원을 요구했다.

박씨는 실랑이 끝에 추위와 시간에 지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리운전 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추위에 떨게 하더니 웃돈까지 요구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횡포가 날로 교묘해 지고 있어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연말을 맞아 광주지역 대리운전업체들과 대리기사들이 이용자를 상대로 흥정은 기본이고 배짱영업이 기승을 부리는 등 횡포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특히 대리운전 업체는 개인서비스 사업자로 분류돼 사업자 등록만 있으면 누구든지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허점을 이용해 제멋대로 받는 요금과 서비스 문제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지역 대부분의 대리운전 업체들은 시내 이용 시 1만원의 최저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용자를 유혹하고 있다. 차량 홍보는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광고 문자에도 시내 전지역 1만원이라는 문구의 광고를 발송한다.

하지만 막상 대리운전을 이용하려면 웃돈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이 같은 웃돈은 대리운전 예약이 밀리는 서구 상무지구나 교통편이 좋지 않은 지역일수록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적게는 5천원에서 많게는 1만원을 넘어 치솟으면서 기본요금 1만원을 무색하게 만든다.

광주에는 1천여개의 대리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추정치일 뿐 정확한 현황파악은 어렵다. 대리운전업의 경우 자유업으로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

더욱이 행정당국 역시 대리운전업을 규제할 수 있는 관련 법규가 전무해 감독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결국 피해는 이용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주민 김모씨(44)는 “대리운전을 부르면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오더라도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것은 관행이다”며 “2배 이상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것은 대리운전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전남 소비자 시민모임 관계자는 “웃돈 요구와 배짱 영업으로 인한 대리운전 업체의 횡포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 마련과 관리감독 기관 지정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A대리운전 업체측은 “대리운전 기사들의 웃돈 요구가 일반화 되고 있지만 일부 기사들의 개인적인 요구라 관리가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대리운전과 관련된 법적 기준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법안이 마련되면 이 부분에 대한 단속과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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